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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2
<영광의 성모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 토마스 데 빌라노바>
작가: 카를로 마라타(Carlo Maratta)
연대: 1665~1671년
소장: 이탈리아 시에나,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Chiesa di Sant'Agostino, Siena)
기법·시대: 유채, 캔버스,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
유형: 영광의 성모(Madonna in Gloria)와 성인들의 공경 도상
성화특징
화면 중심에는 흰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가 구름 위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며, 머리 주위에는 별들이 빛나고 천사들이 성모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성모의 밝은 흰옷과 황금빛으로 열린 천상의 공간은 화면 아래쪽의 짙은 색조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성모가 지상의 영역을 넘어 천상적 영광 안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성모 곁의 어린 천사는 긴 십자가를 세워 들고 있으며, 성모의 발아래에는 지구를 나타내는 커다란 구체와 그 위를 휘감은 뱀이 보입니다. 성모의 발과 십자가가 뱀을 제압하는 구도는 죄와 악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를 성모와 연결하여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지구 아래쪽에는 초승달 형태도 나타나 성모의 전통적인 묵시록적 도상을 연상시킵니다.
화면 아래에는 두 성인이 천상의 성모를 우러러보고 있습니다. 왼쪽의 주교 복장을 한 인물은 성 토마스 데 빌라노바이며, 오른쪽에서 푸른색 계열의 제의를 입고 무릎을 꿇은 인물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입니다. 두 성인의 시선과 자세가 모두 성모에게 향하면서 지상의 교회와 천상의 영광이 하나의 수직적 구도 안에서 연결됩니다.
특히 성모는 화려한 왕관이나 보석으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다 부드러운 표정과 밝게 빛나는 흰옷으로 표현됩니다. 주변의 수많은 천사와 별빛, 황금빛 하늘이 성모 개인의 화려함보다 하느님의 영광 안에 들어 올려진 성모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성화해설
카를로 마라타는 17세기 로마 바로크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바로크의 장엄함을 고전주의적인 균형과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천상과 지상을 극적으로 구분하면서도 인물들의 시선과 몸짓을 성모에게 집중시켜 전체 화면을 안정된 하나의 신앙적 구조로 통합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핵심은 제목 그대로 ‘영광 속의 성모’입니다. 여기에서 성모의 영광은 성모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독립적인 영광이라기보다 그리스도의 구원과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드러나는 영광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모 곁에 세워진 십자가와 발아래 제압된 뱀은 이러한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합니다. 성모의 승리와 영광의 근원이 결국 십자가를 통한 그리스도의 승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글로리아(Gloria, 영광)’라는 세례명의 의미를 성모 신심과 연결하여 바라보기에 적합한 성화입니다. 글로리아는 특정 성녀의 생애를 나타내는 이름이라기보다 ‘영광’을 뜻하는 말이므로, 성모가 하느님의 영광 안에서 높여진 모습을 통해 그 이름의 신앙적 의미를 묵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그림 자체가 ‘성녀 글로리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본래의 주제는 두 성인의 공경을 받는 ‘영광의 성모’입니다.
따라서 이 성화를 글로리아라는 세례명과 연결한다면, 인간적인 명예나 찬란함보다는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는 삶’이라는 의미에 초점을 둘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 성모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면서도 시선을 낮추고 겸손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표현된 것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참된 영광이 자기 자신을 높이는 데 있지 않고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데 있음을 조용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