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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글로리아 (St. Gloria)
축일 :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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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4
<영광 속의 성모자와 성인들(페스트 제단화)>
작가: 귀도 레니(Guido Reni)
연대: 1630년
소장: 이탈리아 볼로냐, 국립미술관(Pinacoteca Nazionale di Bologna)
기법·시대: 유채, 비단,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
유형: 영광의 성모자와 성인들의 전구 도상(페스트 봉헌화)
성화특징
화면은 구름을 중심으로 천상과 지상의 두 영역으로 나뉩니다. 상단에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구름 위에 앉아 있으며, 주위로 천사들이 꽃과 종려가지를 들고 성모자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두 천사는 성모의 머리 위에 화관을 받쳐 들고 있어, 성모가 천상에서 누리는 영광과 존귀함을 강조합니다. 성모는 붉은색 옷 위에 풍성한 푸른 망토를 두르고 있으며, 아기 예수는 성모의 품에서 한손을 들어 축복하는 듯한 자세를 취합니다. 성모자를 둘러싼 밝은 황금빛 하늘과 아래쪽의 어두운 구름은 천상과 지상을 강하게 대비시키며, 성모자가 하느님의 영광 안에 현존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부각합니다. 화면 아래에는 여러 성인이 성모자를 우러러보거나 관람자를 향해 서 있습니다. 중앙의 갈색 수도복을 입고 두 손을 모은 성 프란치스코를 비롯하여, 주교 복장의 성인, 갑옷을 입은 성인들, 종려가지를 든 순교 성인, 백합을 지닌 수도 성인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신분과 수도 전통을 대표하는 성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천상의 성모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천상의 성모자와 지상의 성인들을 연결하는 것은 인물들의 시선입니다. 아래 성인들의 얼굴과 몸짓이 위쪽으로 집중되고, 성모자는 그들의 기도를 받아들이는 듯 고요하게 내려다봅니다. 천사들이 가져오는 꽃과 화관, 종려가지와 백합 등의 지물은 천상의 영광과 순교, 정결, 성덕을 함께 드러내면서 작품 전체에 장엄한 찬미의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성화해설
이 작품은 귀도 레니가 1630년 볼로냐를 위협한 페스트와 관련하여 제작한 봉헌화로, 흔히 ‘페스트 제단화’ 또는 ‘서원의 제단화’라고 불립니다. 따라서 화면 아래에 모인 성인들은 단순히 성모의 영광을 찬미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재난에 처한 도시와 신자들을 위하여 천상의 성모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공동체적 의미를 지닙니다. 바로크 종교화의 장엄한 구성 안에 당시 사람들이 질병과 죽음 앞에서 가졌던 간절한 신앙이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작품의 가장 밝고 높은 곳은 성모자에게 주어집니다. 어두운 지상의 영역 위로 구름이 열리고 황금빛 천상이 나타나며, 그 중심에 성모와 아기 예수가 자리합니다. 성모의 머리 위에 화관을 드는 천사들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받은 천상적 영광을 나타내지만, 성모가 품고 있는 아기 예수와 그 축복의 몸짓은 이 영광의 궁극적인 근원이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글로리아(Gloria, 영광)라는 세례명을 성모와 연결하여 이해할 때 특히 의미 있는 성화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그림이 ‘성녀 글로리아’를 묘사한 것은 아니며, 본래의 주제 역시 페스트에서의 구원을 청하는 성모자와 성인들의 전구입니다. 그러나 화관을 받으며 천상의 빛 속에 나타나는 성모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영광’이라는 글로리아의 신앙적 의미를 매우 선명하게 시각화합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영광은 현실의 고통과 동떨어진 화려함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아래에는 고난 가운데 기도하는 성인들이 있고, 그 위로 천상의 빛과 성모자가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이 성화와 함께 묵상한다면, 그것은 세속적인 명예나 성공의 영광이라기보다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을 바라보고 그리스도의 구원 안에서 마침내 완성되는 영광에 가깝습니다. 성모는 그 영광을 자신에게 머물게 하지 않고 품에 안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존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