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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고르넬리오(로마 교황, St. Cornelius)
축일 :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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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7
<교황 성 고르넬리오>
작가: 미상(Anonimo)
연대: 19세기 말~20세기 초 추정
소장: 벨기에 앤트워프대학교 도서관 타이스 컬렉션(Thijs Collection, University Library of Antwerp, Antwerp, Belgium)
기법·시대: 석판 인쇄·채색 성화, 근대 가톨릭 신심용 성화
유형: 성인 전신 초상·교황 및 순교자 도상
성화특징
성 고르넬리오는 장식적인 건축 공간 안에 정면으로 서 있는 교황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머리에는 삼중관 형태의 교황관을 쓰고 있으며, 그 뒤에는 붉은색 바탕에 흰 점으로 장식된 원형 후광이 있습니다. 분홍빛 망토와 회색·녹색 계열의 제의, 금빛 장식이 조화를 이루며, 화면 아래에는 화려한 서체로 “Sanctus Cornelius O.P.N.”이라는 라틴어 명문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O.P.N.은 일반적으로 “Ora pro nobis”, 즉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는 신심 문구를 뜻합니다. 성인의 오른손에는 금빛 뿔이 들려 있습니다. 뿔은 성 고르넬리오를 식별하는 가장 대표적인 개인 상징으로, 그의 이름 Cornelius와 ‘뿔’을 뜻하는 라틴어 cornu를 연결한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뿔은 실제 동물의 뿔처럼 길고 굽은 형태라기보다 입구가 넓고 아래로 휘어진 뿔피리 형태로 표현되어 있으며, 성인이 손바닥 위에 받쳐 관람자에게 보여주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왼손에는 세 개의 가로대를 지닌 긴 교황 십자가 지팡이를 세워 들고 있습니다. 이는 후대 서방 교회미술에서 교황의 직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따라서 오른손의 뿔이 ‘고르넬리오’라는 개인을 식별한다면, 왼손의 삼중 십자가 지팡이와 머리의 교황관은 그가 ‘교황’이었음을 나타냅니다. 성인의 주변은 중세 교회 건축을 연상시키는 아치와 기둥, 격자무늬 벽면으로 구성되고 바닥에는 여러 색의 사각 타일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사실적인 공간 표현보다는 선명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 반복적인 장식 문양을 강조하여 중세 필사본이나 고딕 성인화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성화해설
이 작품은 성 고르넬리오의 생애 중 특정 사건을 재현하기보다는 교황관·삼중 십자가 지팡이·뿔이라는 전통적인 도상 요소를 조합하여 성인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신심용 성화입니다. 특히 화면 아래의 “Sanctus Cornelius O.P.N.”이라는 문구는 이 그림이 단순한 역사적 초상이 아니라 신자들이 성인의 전구를 청하며 사용했던 신심 이미지임을 잘 보여줍니다. 가장 중요한 상징은 역시 오른손의 뿔입니다. 앞서 살펴본 여러 성 고르넬리오 성화에서도 뿔의 크기와 형태, 들고 있는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뿔을 성인의 몸 중앙 가까이에 놓고 밝은 금색으로 표현하여 교황관이나 십자가 지팡이 못지않게 눈에 잘 띄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뿔을 지닌 교황’이라는 전통적인 시각적 특징만으로도 성 고르넬리오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구성입니다. 흥미롭게도 성인의 순교를 직접 나타내는 종려나무 가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작품은 순교자로서의 고난보다는 교황으로서의 권위와 고르넬리오 고유의 도상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박해와 교회 내부의 분열 속에서도 회개하는 신자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화해의 원칙을 지켰던 그의 역사적 활동 역시 직접 묘사되지 않고, 장엄하고 평온한 교황의 모습 속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중세풍의 장식 양식을 근대의 채색 인쇄 성화에 적용한 신심 이미지입니다. 교황의 보편적인 상징과 고르넬리오만의 뿔을 명확하게 결합하고, 아래에는 전구를 청하는 문구까지 배치함으로써 성인을 ‘감상하는 그림’이라기보다 신자들이 성 고르넬리오를 알아보고 그의 전구를 청하기 위한 성화로 기능하도록 구성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