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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홍영주 바오로(한국 순교자, St. Paul Hong Yong-ju)
축일 :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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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2
<성 홍병주 베드로와 성 홍영주 바오로>
작가: 심순화 카타리나(Sim Soon-hwa, Catharina)
연대: 2007년
소장: 미상
기법·시대: 한지 유리화, 현대 한국 가톨릭 성화
유형: 한국 순교 성인 형제 이중 초상
성화특징
작품은 전통 창호를 연상시키는 나무 격자 안에 성 홍병주 베드로와 그의 동생 성 홍영주 바오로를 나란히 배치하고 있습니다. 두 성인은 흰색 한복을 입고 상투와 검은 머리띠를 갖춘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표현되며, 머리 뒤에는 둥근 원광이 그려져 있습니다. 서로 닮은 얼굴과 동일한 복식은 친형제라는 관계와 함께 같은 신앙을 지켜 순교한 두 사람의 일치를 강조합니다. 두 성인은 각각 손바닥 위에 뿌리와 줄기, 가지가 이어지는 작은 나무를 받쳐 들고 있습니다. 나무에는 흰 꽃이 풍성하게 피어 있고, 줄기 주변에도 작은 꽃잎이 흩날리듯 표현되어 있습니다.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위로 자라 꽃을 피우는 나무는 두 형제가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을 간직하고 성장시켜 교회 안에서 열매 맺게 한 삶을 연상시킵니다. 두 나무가 거의 같은 형태로 표현된 것도 형제가 함께 이어간 신앙과 봉사를 시각적으로 연결합니다. 두 사람의 허리 아래에는 긴 묵주가 내려오며 끝부분에는 십자가가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앞서 다른 성화에서 보았던 복식의 수술과 달리 묵주임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묵주는 두 형제의 기도 생활과 신앙을 상징하고, 십자가는 박해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따르다 순교한 삶을 나타냅니다. 상단에는 꽃이 만발한 나뭇가지가 좌우에서 화면 안으로 뻗어 들어오고, 하단 역시 흰 꽃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황금빛 배경과 흰 한복, 흰 꽃이 조화를 이루어 참수와 죽음의 비극보다는 순교 이후의 생명과 영광을 밝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화해설
심순화 카타리나는 이 작품에서 홍병주 베드로와 홍영주 바오로 형제의 순교 장면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 ‘뿌리내리고 꽃피우는 신앙’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두 사람의 생애를 표현합니다. 이 형제의 조부 홍낙민 루카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했으며, 집안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신앙과 순교의 전통이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이 손에 받쳐 든 뿌리 깊은 나무는 이러한 가문의 신앙적 뿌리와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나무는 두 형제 개인의 삶도 상징합니다. 이들은 교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신앙이 약한 이들을 격려하고, 병자를 돌보며 자선 활동을 펼쳤습니다. 박해 중에는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선교사들을 보호하였습니다. 따라서 뿌리에서 자라 풍성하게 꽃피운 나무는 물려받은 신앙을 자신들만 간직하지 않고 교회 공동체를 위해 키우고 나누었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성인을 거의 대칭적으로 배치한 구성에는 형제의 특별한 순교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체포되어 끝까지 배교를 거부했지만, 당시 형제를 같은 날 처형하지 않는 관례 때문에 형 홍병주 베드로가 1840년 1월 31일 먼저 순교하고 동생 홍영주 바오로가 이튿날인 2월 1일 당고개에서 그 뒤를 따랐습니다. 작품 속 나란한 두 인물과 서로 닮은 두 그루의 꽃나무는 죽음의 날짜마저 하루를 사이에 두고 같은 신앙을 증언한 형제의 결속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작품 전체를 둘러싼 흰 꽃과 황금빛은 순교를 죽음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꽃피는 신앙의 완성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특히 나무 격자와 한복, 한지 유리화라는 한국적인 조형 언어 속에 원광·묵주·십자가라는 가톨릭 도상을 결합함으로써, 여러 세대에 걸쳐 신앙을 지켜 온 한국 천주교 가문의 역사와 두 형제 순교자의 영광을 밝고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