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첫 페이지로 이동
성 다미아노(아라비아 출신, 성 고스마의 쌍둥이 형제, St. Damian)
축일 : 9월 26일
성화 감상용 상세 페이지입니다. 링크복사는 공개 페이지 /saint_search/art.php 주소를 복사합니다.
성화사진
작품 18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순교>
작가: 암브로시우스 프랑켄 1세(Ambrosius Francken I)
연대: 16세기 후반
소장: 벨기에 안트베르펜,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Royal Museum of Fine Arts Antwerp / Koninklijk Museum voor Schone Kunsten Antwerpen)
기법·시대: 유채, 목판, 16세기 플랑드르 후기 르네상스
유형: 성인 순교 장면,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박해·순교 도상
성화특징
이 작품은 의사 성인으로 널리 알려진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생애 가운데 박해와 순교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화면 앞쪽 왼편에는 한 성인이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그는 가슴을 드러낸 상태에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머리에는 가시가 얽힌 듯한 관이 씌워져 있어 수난의 고통을 강조합니다. 화면 오른쪽에는 상반신을 벗은 집행인이 등을 돌린 채 양손으로 긴 막대기 또는 채찍류의 형구를 높이 치켜들어 성인을 가격하려는 순간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화면 중앙과 뒤편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습니다. 창과 장창, 투구, 갑옷이 반복되면서 박해 현장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왼쪽에는 말을 탄 병사도 등장하며, 오른쪽에는 동방풍 복장을 한 인물들이 사건을 지켜봅니다. 이러한 군중의 밀집된 배치는 무릎 꿇은 성인의 고립된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합니다. 특히 성인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육체적으로는 결박되어 있고 곧 폭행을 당할 상황이지만, 집행인을 바라보거나 몸을 피하려 하지 않고 시선을 위로 향한 채 기도하고 있습니다. 화면에서 집행인의 거대한 등과 강하게 긴장된 팔은 육체적 폭력을 상징하는 반면, 성인의 모은 두 손과 위를 향한 눈은 끝까지 지켜낸 신앙을 나타냅니다. 두 인물의 대조를 통해 육체적인 힘과 내적인 신앙의 힘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다만 이 장면만으로 화면 전면에서 고문받는 인물이 고스마인지 다미아노인지 개별적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작품의 제목은 두 형제의 순교를 함께 다루지만, 이 부분에서는 한 성인의 고난을 전면에 크게 부각하고 다른 인물들과 군중을 배경에 배치하여 두 성인이 겪은 박해를 대표적으로 압축한 구성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성화해설
전승에 따르면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킬리키아의 집정관 리시아스(Lysias)에게 체포되었습니다. 두 형제는 배교와 이교 신들에 대한 제사를 강요받았으나 이를 거부했고, 여러 고문을 받은 뒤 결국 순교하였습니다. 성인전에는 돌로 치기, 십자가에 묶어 화살을 쏘기, 불과 물을 이용한 형벌 등이 실패한 뒤 마지막에 참수되었다는 기적적인 전승도 전해집니다. 암브로시우스 프랑켄 1세는 이러한 순교 전승을 조용한 성인 초상으로 표현하지 않고 군인과 집행인, 구경하는 군중이 뒤엉킨 극적인 박해 장면으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집행인의 강하게 비틀린 몸과 들어 올린 팔, 무릎을 꿇은 성인의 정적인 기도 자세가 강렬한 대비를 이룹니다. 폭력을 행사하려는 인물에게는 육체적인 운동감이 집중되어 있는 반면, 성인은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대비가 작품의 신앙적 중심을 형성합니다. 성인의 머리에 보이는 가시관을 연상시키는 요소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이것을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고유한 상징물로 보기는 어렵지만, 화면에서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연상시키는 시각적 장치로 작용합니다. 성인의 벗겨진 상체와 결박된 손, 조롱과 폭력에 둘러싸인 모습도 그리스도의 수난 도상과 일정한 연관성을 형성하여, 순교자가 자신의 고통을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전통적인 순교 신학을 드러냅니다. 앞서 살펴본 성화들이 약병과 의료 도구, 환자의 치료 장면을 통해 두 성인의 ‘의사’로서의 삶을 강조했다면, 이 작품은 그들의 또 다른 핵심적인 정체성인 ‘순교자’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병자의 육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의술을 베풀었던 두 형제가 마지막에는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으면서 신앙을 증언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생애에서 ‘치유의 봉사’와 함께 기억해야 할 ‘순교를 통한 신앙 증언’을 강렬하게 보여 주는 성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