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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11
<성녀 유스타와 성녀 루피나(Santas Justa y Rufina)>
작가: 미겔 데 에스키벨(Miguel de Esquivel)
연대: 1620년
소장: 에스파냐 세비야,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
기법·시대: 유채, 캔버스, 17세기 초 스페인 회화·매너리즘에서 바로크로의 전환기
유형: 두 순교 성녀의 전신상(세비야 수호성인·히랄다 도상)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1])
성화특징
성녀 유스타와 성녀 루피나가 거대한 히랄다 탑(Giralda)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서 있습니다. 두 성녀는 각각 머리 둘레에 가느다란 후광을 지니고 있으며, 한 성녀는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다른 성녀는 고개를 약간 숙인 차분한 모습입니다. 길게 늘어진 인체와 우아한 자세, 풍성한 의복은 17세기 초 세비야 회화에 남아 있던 매너리즘적 특징을 보여줍니다.
두 성녀는 각각 매우 크고 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종려나무는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에게 주어지는 승리의 상징입니다. 가지가 성녀들의 키만큼 길게 솟아 화면 양쪽을 감싸면서, 중앙의 히랄다와 함께 세 개의 수직축을 형성하여 작품 전체에 엄숙하고 기념비적인 인상을 줍니다.
화면의 중심에는 두 성녀보다도 높게 솟은 히랄다 탑이 매우 정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탑의 창과 장식, 종루의 구조뿐 아니라 당시 외벽에 존재했던 벽화까지 표현되어 있어 단순한 상징적 모형을 넘어 17세기 초 히랄다의 실제 모습을 기록한 회화적 자료의 성격도 지닙니다. 특히 루이스 데 바르가스(Luis de Vargas)가 1563~1568년경 히랄다 북쪽 외벽에 그렸으나 현재는 사라진 벽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입니다.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1])
성녀들은 화려한 보석 장식과 여러 겹의 풍성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분홍색·황금색·자주색·짙은 녹색 등이 강하게 대비되고, 머리에도 장식이 더해져 두 순교자를 단순한 도공의 모습이 아니라 천상에서 영광을 얻은 품위 있는 성녀로 표현합니다.
푸른 하늘에는 짙고 밝은 구름이 교차하고, 성녀들의 뒤로는 낮은 지형과 나무가 보입니다. 이러한 자연 배경은 인물과 탑의 강한 정면성을 완화하면서 화면에 공간감을 부여합니다. 히랄다가 배경 속 건축물이 아니라 두 성녀와 동일한 전경에 거대한 크기로 세워져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주제가 두 순교자뿐 아니라 ‘두 성녀와 세비야’의 관계임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성화해설
미겔 데 에스키벨은 17세기 초 세비야에서 활동했지만 매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화가로, 현재 확실하게 알려진 작품이 극히 적습니다. 이 <성녀 유스타와 성녀 루피나>는 그의 유일하게 알려진 서명 작품으로 평가되며, 프란시스코 파체코(Francisco Pacheco)의 엄격한 구성과 당시 세비야에 확산되고 있던 후안 데 로엘라스(Juan de Roelas)의 자연주의적 경향이 함께 나타나는 작품으로 설명됩니다. ([위키백과][2])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 성녀 사이에 세워진 히랄다입니다. 유스타와 루피나는 세비야의 대표적인 수호성인으로 공경받았으며, 1504년 지진 때 두 성녀가 히랄다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했다는 전승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두 성녀가 히랄다를 사이에 두거나 탑을 붙들고 있는 모습은 세비야에서 독특한 지역적 성화 도상으로 발전했습니다.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3])
특히 에스키벨은 히랄다를 단순화된 상징으로 처리하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작품이 제작된 1620년에는 루이스 데 바르가스가 16세기에 히랄다 외벽에 그린 벽화들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사라진 장식을 이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 역시 에스키벨의 이 작품이 그 벽화의 모습을 짐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이며, 이후 유스타와 루피나 도상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1])
이 때문에 화면 중앙의 히랄다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하나는 실제 17세기 세비야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기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성녀가 보호하는 세비야 공동체 자체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성녀들이 히랄다의 양쪽에 마치 수호자처럼 서 있는 구도는 개인적인 순교의 이야기를 도시 전체의 신앙적 기억으로 확장합니다.
두 성녀가 들고 있는 거대한 종려나무 가지 역시 중요합니다. 화면에서 도자기보다 종려나무와 히랄다가 훨씬 강하게 강조되면서, 유스타와 루피나가 단순히 도자기를 만들던 자매가 아니라 신앙을 위해 생명을 바친 순교자이며 동시에 세비야를 지키는 수호성인이라는 점이 전면에 드러납니다.
작품의 표현에는 르네상스와 매너리즘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세비야 회화의 변화도 나타납니다. 인물들의 길고 우아한 비례와 정면적인 구성에는 이전 시대의 전통이 남아 있지만, 얼굴의 생동감과 강렬한 색채, 실제 건축물을 충실하게 관찰한 히랄다의 묘사에서는 새로운 자연주의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작품은 17세기 초 세비야 회화의 과도기적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위키백과][2])
또한 이 그림은 이후 세비야에서 제작된 유스타와 루피나 성화의 중요한 선례가 되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은 에스키벨의 1620년 작품이 이후 두 성녀의 도상 전개에 출발점이 되었음을 특별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히랄다를 중심에 두고 양쪽에 두 성녀를 세우는 구성은 이후 세비야 미술에서 반복되며 두 성녀를 알아보게 하는 대표적인 형식으로 정착했습니다.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1])
결국 이 성화는 두 순교 성녀의 초상인 동시에 ‘세비야의 성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면 양쪽의 종려나무는 유스타와 루피나의 순교를, 중앙의 거대한 히랄다는 두 성녀가 보호하는 도시를 나타냅니다. 개인의 신앙과 순교가 도시 공동체의 역사와 기억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매우 기념비적인 구도로 보여주며, 동시에 지금은 사라진 16세기 히랄다의 모습을 전해주는 역사적 가치까지 지닌 작품입니다.
[1]: https://www.catedraldesevilla.es/el-lunes-17-de-julio-se-celebra-en-la-catedral-la-festividad-de-las-santas-justa-y-rufina/?utm_source=chatgpt.com "EL LUNES 17 DE JULIO, SE CELEBRA EN LA CATEDRAL LA FESTIVIDAD DE LAS SANTAS JUSTA Y RUFINA |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
[2]: https://es.wikipedia.org/wiki/Miguel_de_Esquivel?utm_source=chatgpt.com "Miguel de Esquivel"
[3]: https://www.catedraldesevilla.es/el-cabildo-catedral-edita-un-comic-sobre-las-martires-santas-justa-y-rufina/?utm_source=chatgpt.com "EL CABILDO CATEDRAL EDITA UN CÓMIC SOBRE LAS MÁRTIRES SANTAS JUSTA Y RUFINA | Web Oficial Catedral de Sev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