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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5
<알렉산드리아의 성 아타나시오와 아리우스의 패배>
작가: 미상
연대: 19세기
소장: 이탈리아 로마,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sopra Minerva)
기법·시대: 프레스코화, 19세기 역사주의적 종교미술
유형: 성인 승리 도상·이단 격퇴의 알레고리
성화특징
화면 중앙에는 알렉산드리아의 성 아타나시오가 장엄한 주교 제의를 입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흰 수염의 노년 모습으로 표현된 성인은 머리에 후광을 두르고 한손을 하늘로 높이 들어 올리며, 다른손은 옆으로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그가 개인적인 권위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진리를 선포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성인의 발아래에는 거의 벌거벗은 한 남자가 땅에 엎드려 있습니다. 이 인물은 아타나시오가 평생 맞서 싸웠던 아리우스(Arius), 더 넓게는 그가 배격한 아리우스주의를 의인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타나시오가 그 위에 직접 발을 올려놓은 구성은 실제 역사적 사건의 묘사가 아니라 ‘정통 신앙이 이단을 물리침’을 나타내는 전통적인 승리의 알레고리입니다.
성인의 양옆에는 천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 천사는 십자가를 높이 들고 있고, 다른 천사는 작은 건축물 형태의 성물을 받쳐 들고 있습니다. 특히 십자가는 아타나시오가 수호했던 그리스도 신앙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천사들의 존재는 그의 승리가 정치적·인간적 승리가 아니라 신앙의 진리를 지킨 결과임을 나타냅니다.
배경은 깊은 청색으로 채워지고 그 위에 금빛 별들이 흩어져 있어 천상적인 공간을 형성합니다. 흰색과 청색, 금색이 반복되는 아타나시오의 화려한 제의와 붉은 망토가 화면 중심을 장악하며, 아래쪽의 어둡고 육체적인 아리우스의 모습과 강한 대조를 이룹니다.
성화해설
이 작품은 성 아타나시오의 생애 가운데 특정한 역사적 순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그가 교회사에서 수행한 역할을 상징적으로 압축한 성화입니다. 아타나시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을 부정한 아리우스주의에 맞서 니케아 공의회의 신앙을 수호했고,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추방과 유배를 겪었습니다. 작품은 이러한 오랜 신학적 투쟁의 결과를 ‘아타나시오가 아리우스를 굴복시키는 모습’으로 시각화합니다.
특히 하늘을 가리키는 성인의 손짓은 이 장면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아타나시오는 발아래의 상대를 바라보며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지 않고 오히려 시선과 손을 위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지켜낸 진리가 개인의 지혜나 권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아타나시오의 발아래 쓰러진 아리우스 역시 한 개인에 대한 모욕이나 물리적인 정복을 의미하기보다는 잘못된 교리가 진리 앞에서 패배한다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성인을 둘러싼 천사와 십자가, 별이 빛나는 청색 배경은 이러한 장면을 현실의 논쟁에서 천상적인 차원의 ‘신앙의 승리’로 끌어올립니다.
따라서 이 성화에서 아타나시오의 가장 중요한 모습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승리자가 아니라, 오랜 박해와 다섯 차례의 추방에도 니케아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정통 신앙의 수호자’입니다. 화려한 주교복, 십자가, 하늘을 향한 손짓과 발아래의 아리우스를 하나의 구도에 결합함으로써, 작품은 동서방 교회에서 성 아타나시오가 ‘교회의 기둥’으로 공경받게 된 이유를 매우 분명하고 극적으로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