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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4
<성 크리산토와 성녀 다리아>
작가: 미상(현대 동방교회 이콘 양식)
연대: 현대
소장: 미상
기법·시대: 이콘화, 비잔틴 전통을 계승한 현대 성화
유형: 순교 성인 부부 이콘(전신상)
성화특징
화면에는 성 크리산토와 성녀 다리아가 황금빛 배경을 뒤로하고 나란히 전신상으로 서 있습니다. 두 성인의 머리를 둘러싼 원형 후광과 배경을 가득 채운 금빛은 현실적인 시간과 장소보다 하느님의 영광 안에 있는 순교자들의 모습을 강조하는 이콘의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성 크리산토는 금빛 장식이 있는 회녹색의 긴 옷과 짙은 적갈색 망토를 걸치고 있습니다. 한손에는 가느다란 푸른 십자가를 들고 다른손은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끝까지 지킨 순교자임을 나타내며, 화려한 목과 소매의 장식은 전승에서 알렉산드리아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전해지는 그의 신분을 연상시킵니다.
성녀 다리아는 푸른색과 황금빛 옷 위에 머리부터 몸 전체를 감싸는 붉은 망토를 걸치고 있습니다. 한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여 들고 있으며, 다른손에는 글귀가 적힌 두루마리를 펼쳐 들고 있습니다. 붉은 망토는 순교와 희생을, 두루마리는 그가 받아들인 그리스도교 신앙과 그 신앙을 다른 이들에게 전한 증언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인물 옆의 명문은 키릴 문자 계통의 교회 슬라브어 표기입니다. 크리산토 옆에는 ‘ХРИСАНФ РИМЛЯНИНЪ’가 적혀 있어 ‘로마인 크리산토’를 뜻하며, 다리아 옆의 ‘ДАРІА ...’는 성녀 다리아의 이름과 호칭을 나타냅니다. 두루마리에는 여러 행의 문장이 기록되어 있으나, 현재 이미지에서 일부 글자의 형태가 불분명하여 전체 문장을 정확하게 번역하기는 어렵습니다.
성화해설
이 작품은 성 크리산토와 성녀 다리아를 부부이자 함께 신앙을 증언한 순교자로 제시하는 현대 동방교회 계열의 이콘입니다. 두 사람을 같은 높이와 비슷한 비중으로 나란히 배치하여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신앙으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면서 같은 길을 걸어간 동반자임을 강조합니다.
전승에 따르면 크리산토는 알렉산드리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으나 성경과 그리스도교 교리를 접한 뒤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개종을 막으려고 미네르바 신전의 여사제였던 다리아를 가까이하게 했지만, 오히려 다리아가 크리산토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혼인하고 서로 동정을 지키기로 약속한 뒤 함께 복음을 전했다고 전해집니다.
성화에서 크리산토가 든 십자가는 그의 생애를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표지입니다. 귀족적 신분과 높은 교육을 받았던 인물이 결국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선택한 것이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었음을 상징합니다. 다리아의 두루마리 역시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그가 받아들인 진리를 고백하고 전하는 신앙의 증언자로 변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요소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성인은 고문이나 순교의 고통 속에 있는 모습이 아니라 평온하고 품위 있게 서 있습니다. 이는 이콘이 그들의 죽음 자체보다 죽음을 넘어선 신앙의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길에서 출발했던 크리산토와 다리아가 하나의 신앙 안에서 만나 함께 복음을 전하고 마침내 같은 순교의 길을 걸었다는 전승을 통해, 이 작품은 부부의 결합을 서로를 하느님께 이끌어 주는 영적 동반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