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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2
<클로스터노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성 레오폴도 3세>
작가: 한스 파르트와 공방(Hans Part and workshop)
연대: 1489~1492년
소장: 오스트리아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Stift Klosterneuburg)
기법·시대: 목판에 템페라, 후기 고딕 시대
유형: 성인 초상·역사적 도시 경관·왕조 계보 도상(《바벤베르크 가계도》 세부)
성화특징
화면 중앙에는 오스트리아의 변경백이자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의 창립자인 성 레오폴도 3세가 정면을 바라보며 위엄 있게 서 있습니다. 성인의 머리에는 십자가 장식이 있는 공작모가 놓여 있고, 그 둘레를 금빛 후광이 감싸고 있어 세속의 통치자인 동시에 교회가 공경하는 성인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드러냅니다.
성인은 붉은색과 흰색이 조합된 화려한 외투를 걸치고 있으며, 안쪽에는 검은 바탕에 금빛 독수리 문양이 반복된 의복이 보입니다. 곁에는 같은 독수리 문양을 지닌 깃발이 높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러한 복식과 문장은 실제 12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라기보다, 작품이 제작된 15세기 후반의 궁정적 이미지와 왕조적 권위를 성인에게 부여한 표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성인의 배경입니다. 단순한 금빛 배경으로 성인을 초월적인 공간에 두지 않고, 산과 강, 교회, 성벽과 건축물, 길을 오가는 사람들까지 매우 세밀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성 레오폴도와 밀접하게 연결된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도시와 수도원 일대가 펼쳐져 있어, 성인의 삶과 오스트리아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하나의 화면 안에 결합합니다.
성인의 아래쪽에는 중세 독일어 고딕 문자로 “S(anc)t Leopold”(성 레오폴도)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양옆의 젊은 인물들은 중앙의 성인보다 훨씬 작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원근법상의 거리뿐 아니라 화면에서 성 레오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중세적 위계 표현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화해설
이 그림은 독립된 한 점의 성인 초상화가 아니라,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이 1489년부터 1492년까지 제작한 거대한 삼면화 《바벤베르크 가계도(Babenberger Stammbaum)》의 일부입니다.[1] 전체 작품은 폭 8m가 넘는 대형 작품으로, 중앙부에는 바벤베르크 가문의 남성 인물 27명을 각자의 생애와 관련된 장면 속에 배치하고, 양쪽 날개에는 가문의 여성들을 표현하였습니다.[2]
이 거대한 작품이 제작된 직접적인 계기는 성 레오폴도 3세의 시성이었습니다. 레오폴도는 1136년 선종한 뒤 오랫동안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서 공경을 받아왔으며, 1485년 교황 인노첸시오 8세에 의해 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수도원은 새롭게 시성된 성 레오폴도와 그가 속한 바벤베르크 가문의 역사를 순례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기념비적인 가계도를 제작하였습니다.[1]
따라서 화면에서 레오폴도는 단순한 귀족이나 통치자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화려한 의복과 깃발은 세속 통치자의 권위를 보여주지만, 머리를 둘러싼 금빛 후광은 그의 권력이 궁극적으로 신앙과 성덕 안에서 해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통치자 레오폴도’와 ‘교회의 성인 레오폴도’를 하나의 모습 안에 결합합니다.
배경의 도시와 수도원 풍경 역시 장식적인 요소에 머물지 않습니다. 성 레오폴도의 신앙이 추상적인 관념에 그치지 않고 수도원 설립과 교회 후원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로 이어졌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더욱이 《바벤베르크 가계도》는 본래 성 레오폴도의 무덤 가까이에 설치되어 순례자들이 그의 가문과 생애를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였습니다.[3] 그러므로 이 작품은 성화이면서 동시에 역사화이고, 왕조의 기억을 보존하는 거대한 시각적 기록물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이 그림을 바라볼 때 특히 인상적인 점은 성인의 거룩함을 세상과 분리하여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성 레오폴도의 뒤에는 그가 살아간 땅과 도시, 교회와 사람들이 함께 자리합니다. 이는 한 사람의 성덕이 개인적인 경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공동체와 시대 안에서 구체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인의 거대한 모습과 그 뒤로 펼쳐지는 삶의 터전은 신앙과 책임, 통치와 봉사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묵상하게 합니다.
[출처]
[1] https://www.gedaechtnisdeslandes.at/kunst/werk/babenberger-stammbaum-stift-klosterneuburg/
[2] https://www.aeiou.at/aeiou.encyclop.b/b003177.htm
[3] https://www.stift-klosterneuburg.at/konvent/geschichte/zeittafel/stiftsmuseum/